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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IT (보험신탁)을 통한 상속 유동성: 부동산, 사업체 가정의 해법

  • Mar 30
  • 3 min read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미국에 사는 두 자녀는 한국에 남겨진 부동산을 정리하려 했다. 공시가격만 보면 꽤나 큰 유산이었다.  하지만 상속 절차가 시작되자 가장 먼저 현실로 다가온 건 세무사의 한마디였다. “상속세는 현금으로 내셔야 합니다.” 문제는, 그 현금을 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부동산은 가치가 크지만, 상속이 시작되는 그 순간에는 현금이 아니다. 임차인이 있으면 계약 관계를 확인해야 하고, 명의 이전과 등기, 서류 준비만 해도 시간이 걸린다. 시간을 벌자니 납부 기한이 마음을 조이고, 서두르자니 급매가 될 가능성이 컸다.


그때부터 가족의 선택지는 급격히 좁아진다. 첫째, 부동산을 급히 내놓아 시세보다 낮게 매각할 수 있다.둘째, 사업체 지분을 불리한 조건으로 정리해야 할 수 있다. 셋째, “누가 현금을 마련할 것인가”를 두고 가족 간 갈등이 커질 수 있다. 상속의 가장 흔한 함정은, 자산이 많고 적음이 아니라 현금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상속을 맞이하는 것이다.


형은 “빨리 팔아서 세금부터 내자”고 했다. 반면 동생은 “지금 팔면 손해”라고 맞섰다. 형에게는 미국에서의 대출과 자녀 학비가 부담이었고, 동생은 “내가 먼저 현금을 대면 나중에 공정하게 정산될까?”가 두려웠다. 결국 상속은 ‘정리’가 아니라 ‘심리전’이 되기 시작했다. 누가 더 급하냐가 아니라, 누가 더 믿을 수 있느냐가 쟁점이 됐다. 부모님이 남긴 건 부동산만이 아니라, 아직도 끝나지 않은 숙제와 감정의 골이었다.


이 이야기를 듣고 A씨 (60대)가 상담을 받으러 왔다.  A씨는 미국에 임대용 부동산과 사업체가 있고, 한국에도 오래 보유한 부동산이 있다.  자녀 셋은 모두 미국에 산다. A씨는 조용히 말했다. “저도 비슷해요. 자산은 있는데… 아이들이 그 집처럼 싸우게 될까 봐요.” A씨가 상담실에 가져온 질문은 딱 하나였다. “제가 갑자기 없으면, 아이들이 상속세 낼 현금이 없어서 한국 부동산을 급하게 팔아야 하나요?”


상담에서 우리가 먼저 한 일은 “세금을 줄이는 방법”을 찾는 게 아니었다. 상속이 발생하는 순간, 필요한 현금이 어디서 나오는지를 점검하는 일이었다. 부동산은 시간이 지나면 팔 수 있지만, 세금과 정산 비용은 “지금”을 요구한다. 특히 한국 자산이 섞이면 절차가 길어질 수 있고, 그 시간 동안 가족이 받는 압박은 더 커진다. 결국 A씨가 원하는 것은 ‘자산을 더 남기는 것’이 아니라, 강제 매각 없이 상속을 통과시키는 선택권이었다.


그때 A씨에게 하나의 구조를 제안했다. ILIT(불가철회 생명보험신탁)이다. 신탁이 생명보험을 소유하고, 사망 시 보험금이 신탁으로 들어오도록 설계하면, 그 현금은 상속세 및 각종 정산 비용에 쓰일 수 있다. 이 구조가 주는 가장 큰 가치는 단순하다. 부동산을 급매로 내놓지 않아도 되는 시간을 만들어 준다는 것. 그리고 그 시간은 ‘돈’의 여유이기도 하지만, 가족에게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할 여유를 준다. 무엇보다 “누가 먼저 현금을 마련할 것인가”로 갈라지는 장면을 줄여, 상속을 감정의 전쟁이 아니라 절차의 정리로 되돌려 놓는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더 있다. 많은 분들이 “미국은 상속세 면제 금액이 크다”고만 알고 지나가지만, 자산이 늘어나거나 부동산 가치가 상승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특히 미국 내 자산 규모가 커져 연방 상속세 면제 금액을 넘는 구간에 들어가면, 상속은 더 이상 “있으면 좋은 계획”이 아니라 “반드시 필요한 설계”가 된다. 이때 ILIT은 단지 유동성을 만드는 도구를 넘어, 제대로 구조화 할 경우 자산(보험금)의 소유를 개인이 아닌 신탁으로 분리해 ‘과세 대상 상속재산’에서 일정 부분을 떼어내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ILIT은


  1. 상속 시점에 필요한 현금을 마련해 강제 매각을 막고, 동시에


  2. 상황에 따라 과세 대상 자산을 관리·분리해 미국 내 상속세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물론 이 부분은 “누가 보험을 소유하느냐”, “언제 어떻게 설계하느냐”, “기존 보험을 옮기는지/ 새로 가입하는지”, “신탁 운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 반드시 세무/법률/재무 전문가와 함께 개인 상황에 맞춰 설계해야 한다. 하지만 원리는 분명하다. 상속에서 가장 무서운 순간은 ‘세금 고지서’가 아니라, 그 고지서를 낼 현금이 없어 가족이 자산을 헐값에 팔아야 하는 순간이다. 그리고 자산 규모가 커질수록, 그 고지서는 더 커질 수 있다.


상속은 언젠가 반드시 도착하는 가족의 프로젝트다. 자산을 남기는 것만큼, 그 자산을 지키며 다음 세대로 넘어가게 하는 유동성(현금)의 설계가 필요하다. 특히 부동산과 사업체 비중이 높거나 한국 자산이 함께 있다면, “세금”을 넘어 “현금”을 먼저 점검해보는 것만으로도 상속의 결말은 달라질 수 있다.

Disclaimer: 본 칼럼은 일반 정보이며 개인별 세무·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 설계는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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