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보다 진심으로 … 내가 일을 사랑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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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the Love of the Work, Not Just the Success”

*낯선 땅에서의 첫걸음, 산호세에서 라스베이거스로
Jina Barlow….나는 서울에서 태어나 학교를 졸업한 후, 한국렌탈이라는 금융 리스 회사 비서실에서 근무하던 중 IMF라는 큰 경제 위기를 직접 경험했다. 많은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경제적 어려움에 놓이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며 큰 충격을 받았다. 그 시기는 저에게 단순한 사회적 사건이 아니라, 제 인생의 방향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 전환점이었다. 여성으로서 한국 사회 안에서 그려지는 삶의 한계에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고, “더 넓은 세상에서 나의 가능성을 시험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점점 커졌다. 그렇게 20대 초반에 미국행을 선택하게 되었다.
낯선 언어와 문화 속에서의 시작은 두려움의 연속이었다. 캘리포니아 산호세의 Mission College에서 영어를 배우며 한 걸음씩 기반을 다져 나갔다. 그곳에서 평생의 동반자를 만나 결혼했고, 2002년 남편의 직장 이동으로 라스베이거스에 정착하게 되었다. 이 도시는 제게 또 다른 도전의 무대이자, 가정과 커리어를 함께 세워나가는 삶의 터전이 되었다. 이후 라스베이거스에서 First Mortgage Wholesale Corporation의 계정 담당자로, 그리고 State Farm 보험의 세일즈 담당자로 근무하며 금융·보험 업계에서 본격적인 커리어를 쌓았다. 숫자와 계약을 다루는 일이었지만, 결국 모든 일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신뢰는 한 번의 계약이 아니라, 꾸준한 관계 속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을 배운 시간이었다.
2013년, Craig P. Kenny & Associates에 정식 합류했다. 처음에는 한인 고객을 돕는 통역 업무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제 역할은 자연스럽게 확장되었다. 법률이라는 낯설고 두려운 과정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의료기관과의 연결을 돕고, 위기의 순간에 놓인 고객들이 정서적으로도 지지받을 수 있도록 곁을 지키는 일에 더 큰 의미를 두게 되었다. 저는 제 일을 단순히 ‘마케팅’이나 ‘통역’이라는 한 단어로 정의하지 않는다. 스스로를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연결 고리’라고 생각한다.
세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저는 가족을 삶의 중심에 두고 있다. 가족은 제가 매 순간 최선을 다하게 하는 가장 큰 이유이자, 흔들릴 때마다 다시 중심을 잡게 해주는 힘이다. 남편과 부모님, 동생의 지지와 응원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실 저는 한때 ‘mortgage’라는 단어조차 의미를 모르는 사람이었다. 낯선 영어 속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고, 교통사고를 계기로 지금의 변호사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그 인연이 새로운 도전으로 이어졌고, “내가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 속에서 시작한 일이 이제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A First Step in a New Land: San Jose to Las Vegas”
Jina Barlow was born in Seoul and began my career at a financial leasing company during the IMF crisis, an experience that reshaped my view of life. Wanting to test my potential beyond the limits I felt in Korea, I moved to the United States in my early twenties.
I studied English at Mission College in San Jose, where I met my husband. In 2002, we settled in Las Vegas. I built my career in finance and insurance, working at First Mortgage Wholesale Corporation and State Farm, where I learned that trust and relationships matter more than numbers.
In 2013, I joined Craig P. Kenny & Associates as an interpreter for Korean clients. My role grew into guiding clients through legal and medical processes and supporting them during difficult times. I see myself as a bridge connecting people.
As a mother of three, family is my foundation. What began with fear in a foreign language has become a meaningful career built on helping others.
*사무장을 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사무장으로 일하면서 가장 마음이 쓰이는 분들은 가족이 곁에 없는 어르신들이다. 교통사고로 크게 다쳤지만, 돌봐줄 가족이 없거나 자녀들이 타주에 거주해 혼자 모든 상황을 감당해야 하는 경우다. 이분들에게 가장 큰 장벽은 단순히 ‘언어’가 아니다. 몸이 아픈 상태에서 전문의를 찾아가 자신의 증상을 설명하는 일, 변호사의 법률적 설명을 이해하는 일, 그리고 복잡한 절차를 혼자 감당해야 한다는 두려움이 더 크다. 나는 단순히 통역을 하는 대신, 한 단계 더 들어가 설명한다. 왜 이런 절차가 필요한지, 지금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지, 앞으로 어떤 과정이 남아 있는지. 때로는 급한 성격 탓에 스스로 불리한 선택을 하려는 분을 설득하기도 하고, “괜찮다”며 중간에 사건을 마무리하려는 분의 마음을 조심스럽게 붙잡기도 한다.
어느 한여름, 차도 없이 땡볕을 걸어 다니며 병원 예약을 도와드리던 할머니가 계셨다. 그날 할머니는 내 손을 꼭 잡으며 말씀하셨다. “지나, 너무 덥지? 건강 잘 챙기면서 일해. 이거 마셔. 돌아다니다 배고프면 먹어요.” 시원한 미숫가루와 얼음팩에 담긴 오이와 과일을 건네주시던 그 손길은, 내가 누군가를 돕고 있다고 생각했던 순간 오히려 내가 위로받는 시간이었다.
그날 이후, 나는 삶이 라스베이거스의 날씨처럼 건조하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다시 깨달았다. 가장 마음 아픈 기억도 있다. 한국에서 CES 전시회 참석차 방문했던 한 젊은 여성이 버스 사고로 세상을 떠난 사건이었다. 나와 비슷한 또래였기에 더 가슴이 아팠다. 이 사건은 뉴스에 보도될 만큼 큰 사고였다. 여러 로펌이 관심을 가졌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약 6개월 동안 한국에 있는 유가족과 꾸준히 소통하며 신뢰를 쌓은 끝에, 우리 사무실이 사건을 맡게 되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화상회의가 활성화되지 않았던 시기라, 오직 전화와 이메일로만 소통해야 했다. 나는 변호사의 설명을 밤늦게까지 공부하고 또 공부했다. 내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면 한국에 계신 유가족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변호사 Lawrence Mittin은 나의 사소한 질문에도 한 번도 귀찮은 기색 없이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그 과정을 통해 나는 ‘좋은 변호사란 어떤 사람인가’를 가까이에서 배울 수 있었다. 그는 단순히 결과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남겨진 가족의 마음까지 책임지려는 사람이었다. 통역을 하며 홀로 남은 어머니의 마음을 생각하다가 눈물을 흘린 적도 있다. 그러나 그 사건을 통해 나는 깨달았다. 마음을 다하면, 언어를 넘어 진심은 전달된다는 것. 그리고 내가 이 일에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는 것. 그 사건 이후, 나는 더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저는 Craig P. Kenny & Associates의 사무장 지나입니다.”
이 일은 단순한 직업이 아니다. 여러 직장을 거쳤지만, 이렇게 오래, 그리고 이렇게 마음을 담아 일한 곳은 처음이다. 아침에 출근하며 “가기 싫다”는 생각보다 “오늘은 또 어떤 분을 도울 수 있을까”를 먼저 떠올리게 되는 일. 그것이 내가 이 일을 사랑하는 이유다.
“Episodes from My Life as a Purser”
As a case manager, one of my greatest challenges is helping elderly clients with no nearby family navigate medical and legal processes alone. Their fear is not just language, but not understanding what’s happening or how to act. I guide them patiently, explaining each step and helping them make informed decisions. Once, a client gave me a cold drink and fruit in the Las Vegas heat, reminding me that compassion flows both ways.
A case I’ll never forget involved a young Korean woman who died in a bus accident. After months of careful communication with her family, I helped guide them through the legal process. Interpreting her mother’s grief was overwhelming, but it taught me that sincerity builds trust across language and distance.
This work is more than a job—it gives me purpose. Every day, I ask, “Who can I help today?” and that is why I continue.
*멈춰 서서 돌아보고 스스로를 점검하다
앞으로의 삶을 떠올릴 때, 나는 더 이상 직함이나 성취만으로 미래를 그리지는 않는다. 오랜 시간 나는 그저 앞을 보며 달려왔다. 맡겨진 책임을 다하고, 가정을 지키고,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조금 더 의식적으로 살아가고 싶다. 멈춰 서서 돌아보고, 스스로를 점검하며, 한 걸음 한 걸음을 의미 있게 내딛고 싶다.
또한 지역 사회를 향한 마음도 더 넓히고 싶다. 지금까지는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데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제 주변을 더 돌아볼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봉사와 나눔이 특별한 일이 아니라 삶의 일부가 되기를 바란다. 받은 도움과 사랑을 조금씩이라도 다시 흘려보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세 아이의 엄마로서, 저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으로 기억되는 것보다 따뜻하게 곁에 있어준 엄마로 기억되고 싶다. 아내로서, 딸로서, 가족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잃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성공보다는 진심이, 속도보다는 방향이 더 중요한 삶. 일과 삶의 자리에서 모두, 사람과 사람을 잇는 다리로 남을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Looking Back, Checking In with Myself”
Looking ahead, I no longer define my future by titles or achievements alone. For a long time, I simply focused on moving forward—fulfilling responsibilities, supporting my family, and doing my best in every role. Now, I want to live more intentionally, pause to reflect, and take each step with meaning.
I also hope to broaden my impact on the community. Rather than only doing my best in my own sphere, I want to be more aware of those around me and make giving and service a natural part of life, returning even a small portion of the help and love I’ve received.
As a mother of three, I hope to be remembered not just as a hardworking person, but as a warm presence. As a wife and daughter, I want to stay grateful to my family. I aspire to live a life where sincerity matters more than success, direction more than speed, and where I can serve as a bridge connecting people in both work and life.
글_ Jina Barlow
Jina Barlow는 CPK 교통사고 로펌 (Craig P. Kenny & Associates)에서 사무장으로 근무하며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 꾸준히 봉사하고 있다.
전화: (702)755-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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